천뢰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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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빙염파 문주 한영천!!
영천의 미남검멸은 기세등등하게 설우백, 설재영 형제를 향해 날아갔다.
하지만 명불허전!!!
설류빙마황과 염라주사란 명호답게 그 둘은 영천의 미남검멸을 간단하게 피해냈다.
"애송이! 본좌가 잠시 방심했다. 허나 지금부터는 최고의 초식들로 싸워주마."
"우리 형제를 능멸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영천은 그 둘이 엄청난 기세로 공격을 해오려하자 깜짝놀랐다. 지금 그들이 싸우고있는 장소는 거리 한복판이었다. 그런데 만약 이런곳에서 빙설신공이나 염라신공을 난발할시에는 죄없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을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죄없는 사람들의 희생을 막기위해 영천은 고옥의 손을 꽉 붙잡고 신보개벽추를 이용해 그 거리에서 도망쳐 나왔다.
"날 죽일 용기가 있다면 따라와보라구요!"
"건방진 놈. 도망친다고 살수 있을것 같으냐? 가자 아우야."
"예. 형님!"
신보개벽추를 이용해 도망가는 영천과 고옥을 그 두 형제도 곧이어 빠른신법으로 따라갔다. 영천은 신보개벽추를 최고공력으로 사용하며 인적이 드문장소를 찾았다.
"빙편거운!"
"폭염무주."
설우백과 설재영은 도망치는 영천을 향해 계속하여 공격을 퍼부었지만 영천은 그것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며 어느 산 초입에 드러섰다. 산근처에 사람들이 없는것을 확인한 영천은 다시 땅으로 내려와 고옥을 내려놓았다.
다시 땅에 발을디딘 고옥은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아직 설우백과 설재영이 오지않은 것을 확인한후 영천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자고 그들에게 대항한거야.."
"저들이 먼저 우릴 공격했잖아."
"휴... 저 두 형제가 누군지 알어?"
"몰라.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어제 널 따라온 그 무림인 녀석의 대장같은데.."
"맞아. 저 두 형제는 빙염파의 문주인 설류빙마황 설우백과 제이문주인 염라주사 설재영이야."
"하하하. 넌 무림사정에 상당히 밝구나."
"빙염파를 모르는 네가 더 이상한거야. 저 두 형제를 건드리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한명도 없어.."
"큭큭큭큭. 그걸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헌데 그걸 알면서도 본좌를 건드리다니... 목숨이 두개인 모양이구나!!!"
언제 나타났는지 설우백은 영천과 고옥의 뒤에서 히죽거리며 웃고있었다.
"형님께서 지난 12년간 강호에 나가지 않으셨더니 이놈들이 겁을 상실했나봅니다."
"너희들이 본좌를 능멸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도록 하마. 먼저 검은옷을 입은 남자놈부터 손봐주자."
"알겠습니다. 형님!"
설우백의 말에 설재영은 영천을 공격할 태세를 하였다. 그때 영천이 말했다.
"잠깐만요. 당신들처럼 대단한 사람들이 무림일통을 할 준비는 하지않고 이런곳에는 왜 온거지요?"
"크하하하. 우리가 어째서 너에게 그것을 알려주어야 하지?"
"어차피 조금 있으면 죽을꺼 궁금한것은 해결하고 싶어서요."
"큭큭큭. 네놈의 말이 맘에 들었다. 좋아. 알려주마. 우리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대인을 찾기 위함이다."
"대인이요?"
"그래. 대단하신 분이지. 바로 본좌를 12년전에 크게 혼내신 분이다."
"12년전에 크게 혼냈다는 말은, 즉 그 대인이란 분이 운남의 어느 산에서 빙염파의 문도들을 죽인거로군요."
설우백의 말에 고옥이 무언가를 알았는지 아는채를 하였다.
"계집이 제법이로구나. 맞다. 바로 대인께서 본문을 거의 멸문직전까지 몰고가셨지."
"그렇다면 원수나 마찬가지인데 그 대인이란 사람을 왜 찾는 거죠?"
영천의 정중한 질문에 설우백은 대답대신 얼음 한조각을 보내주었다.
"그 대답은 저승에간 허영괴검에게 듣거라! 빙편거운!!"
"미남검멸!"
거대한 얼음조각은 미남검멸에 의해 조각조각 나뉘어 그 위력을 잃어버렸다.
"아우야. 함께하자. 설풍냉공!"
"폭염무주."
두 형제가 서서히 높은 수준의 무공을 쓰자 영천의 미남검멸도 밀리기 시작했다.
"애송아. 드디어 바닥을 드러내는 구나. 설풍냉공!"
"폭염무주!"
갑작스레 연속적으로 밀려드는 두 형제의 공격에 영천은 마음이 급박해지기 시작했다. 살을 찢을듯한 한기와 뼈를 녹일듯한 열기가 영천을 압박했다. 하지만 영천은 도검수화불침지체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리 큰 피해는 입지않았다.
"형님. 안되겠습니다. 저 계집먼저 죽입시다."
"그렇게 하자꾸나. 설풍냉공!"
두 형제는 영천이 자신들의 공격에 아랑곧하지 않자 고옥에게 공격의 방향을 돌렸다.
영천은 공격이 자신이 아니라 고옥에게 향하자 순간 깜짝놀랐다. 고옥의 실력으로는 저 둘에게 상처조차 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고옥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영천은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고옥에게로 달려갔다. 고옥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냉기의 덩어리에 놀라 움직이지도 못했다. 고옥에게 다다른 영천은 고옥을 껴앉은채 대굴대굴굴러 가가쓰로 설풍냉공을 피할수 있었다.
그런 영천의 등뒤로 아우 설재영의 폭염무주가 연속해서 날아왔다. 비록 도검수화불침지체라고는 하나 통증은 느끼는지라 영천은 엄청난 통증을 느꼈다. 지금 당장이라도 피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피하게되면 고옥이 다칠것이 뻔했기에 영천은 그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자 설재영은 영천에게 행하던 공격을 멈추었다.
"이정도면 죽었겠지요?"
"그럴것이다."
"이년놈들 때문에 기분만 나빠졌군요. 술이라도 한잔 하시겠습니까?"
"그렇게하자."
두 형제는 영천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나뻐진 기분을 달래기위해 술을마시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바로 그때 지금까지 죽은줄로만 알았던 영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헉... 헉... 너희들을 살려두지 않겠어. 아파 죽는줄 알았네."
"이런.... 폭염무주를 그렇게 오래 맞고도 살아있다니."
"보통놈이 아닌것 같다. 방심하지 말거라."
"예. 형님."
"시끄러! 너희들 모두 죽은목숨이야. 천뢰현 출수!!"
격분한 영천은 그의 6갑자 모든 내공을 천뢰현에 불어넣었다. 곧 그 열가닥의 천뢰현은 영천의 몸과 하나가 된듯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수뢰현의 경지....
영천은 어느새 쾌섬류와 체현합의 경지를 달성하고 수뢰현의 경지에 올라있었던 것이다.
천뢰현은 그전의 유백색 빛과는 비교도 안되는 태양처럼 밝은빛을 내뿜으며 영천의 주위를 끈임없이 맴돌았다. 그 신비스러운 광경에 고옥과 설우백 설재영 형제는 넋을 잃고 그것을 쳐다보았다. 특히나 설우백 설재영 형제는 겁에 질린듯한 표정을 짓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고 비웃으며 영천이 초식을 막 펼치려 할때였다. 갑자기 설우백 설재형 형제가 영천의 앞에 오체투지하며 용서를 빌기시작했다.
"대인을 못알아뵈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저희가 대인을 못알아본점 용서해 주십시오."
갑작스런 그 둘의 돌변에 영천은 어이가 없어졌다.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들을 본좌라 칭하며 기고만장했던 자들이 천뢰현을 출수하자마자 갑자기 자신을 대인이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어안이 벙벙해진 영천은 반말을 쓰던것을 멈추고 다시금 존대말로 물었다.
"저기요. 갑자기 그러시면 제가 민망하잖아요..."
"대인. 저희를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해 주십시오!!"
"잠깐만요!!!! 대인이라니 그게 무슨말이에요?"
영천의 말에 두 형제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더니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인이 사용하시는 그 무기는 12년전 운남에서 저희 문도 5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기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어찌 그걸 잊을수 있단 말입니까.."
설우백의 말에 영천은 대강 상황이 파악되기 시작했다.
'내가 이곳 무림에 떨어진것은 정확히 12년전이야. 그때 처음으로 만난것이 그 지랄같은 늙은이였지. 그리고 그 늙은이와 처음 만났던 곳이 바로 운남이야. 게다가 그 늙은이는 천뢰현을 잘 사용해. 그럼 이 두 형제가 말하는 대인이 바로 그 늙은이?'
한참의 추리를 통해 영천이 내린 결론은 인정하기는 싫지만 자신의 사부가 바로 설우백 설재영 형제가 말하는 대인이라는 것이었다. 영천은 그 사실을 이 두 형제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분의 말은 이해가가요. 하지만 전 두분이 찾는 대인이 아니에요. 그 놈.. 아니 그분은 바로 제 사부님이에요."
영천은 자신의 말에 크게 놀랐을 두 형제의 모습을 상상하고 고개를 내렸다. 하지만 오체투지 하고있는 그들의 얼굴은 별로 놀랐다는 표정이 아니었다.
"그런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저희가 이렇게 찾아온것은 간곡한 청이 있어서 입니다."
"간곡한 청이 뭔가요?"
영천의 물음에 설우백은 고개를 들어 영천을 바라보더니 간곡한 눈빛으로 말했다.
"부디 저희 두 형제의 주군이 되어 빙염파를 이끌어 주십시오."
이게 웬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오. 젖은하늘에 태양이란 말인가!!!
자신들의 주군이 되어달란 말만해도 깜짝놀랄일인데 빙염파까지 이끌어 달라니....
영천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솔직히 군침도는 제의였다.
빙염파가 어떤 문파인가? 십수년전 무림에 피바람을 몰고왔던 문파가 아닌가? 그런 문파의 주인이 된다니... 아마 보통사람이였다면 곧바로 승낙했을것이다. 하지만 영천에게 있어서 그것은 그리 달가운 제의가 아니였다.
먼저 빙염파의 문주가 된다면 빙염파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무공을 수련할 시간이 없어질 것이다. 게다가 경험을 쌓기도 힘들고 여러가지 무공들을 익히기도 힘들어 질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유를 찾는데 방해가 될것같아서였다.
이윽고 거절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영천은 설우백 설재영 형제에게 미안한 어조로 자신이 빙염파의 문주가 될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둘은 막무가내였다. 자신의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부탁하는 그 둘을 보고 영천은 더 이상 거절하는것은 옳지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천은 하는수없이 승낙하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주군!!"
"감사합니다."
영천의 승낙에 그 둘은 진심으로 기쁜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마 이건 훌륭한 주군을 모시게 된것에 대한 마음이리라...
그때 지금까지 뒤에 물러서서 조용히 있던 고옥이 앞으로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영천이 바라보자 고옥은 갑자기 고개를 숙여버렸다.
"왜그래? 어디 아퍼?"
"아..아니에요. 제가 굉장한 분을 못알아봤군요. 죄송해요.."
"무슨 말이야? 그리고 갑자기 웬 존댓말을.."
"주군. 이 소저는 누구십니까?"
갑자기 튀어나온 고옥을보고 설우백이 영천에게 물었다. 그러다가 그의 시선이 영천과 고옥의 손에 멈추더니 크게 흔들렸다.
"같은 반지를 끼신것을 보니 주군의 부인이셨군요. 제가 못알아보고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갑자기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설우백을 보고 영천은 피식웃었고 고옥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버렸다.
"무슨 말이에요. 저 반지는 제가 그냥 사준것 뿐이에요. 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요."
"하지만 반지를 주고 그 반지를 낀다는 것은 부부관계를 의미하는 건데..."
설우백의 말에 영천은 머리가 띵해졌다.
'그럼 내가 반지를 껴줄때 고옥의 얼굴이 그렇게 빨개진이유가 바로 그래서였구나.'
자기가 한 행동의 의미를 알아차린 영천이 고옥에게 자신이 그 행동의 의미를 몰랐음을 이야기 하려고 할때 고옥이 갑자기 흐느끼며 객잔이 있는곳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고옥!!! 기다려 할말이 있어!"
깜짝놀란 영천은 고옥을 향해 뛰어가려 했다. 그런 그의 손을 갑자기 설우백이 붙잡았다.
"이런 경사스런날 어딜 가시는 겁니까? 저 아가씨는 아까 그 객잔으로 간듯하니 주군께서는 저희 형제와 술이나 한잔 하시지요."
"하지만...."
"가시지요. 문주님."
다시금 간곡히 청하는 설우백 설재영 형제의 청에 영천은 그들과 함께 용호주가로 향했다. 용호주가에 간 그들은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영천은 그 이야기들을 모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다. 영천의 정신은 온통 고옥에게로 향해있었다.
'바보같이... 함부로 반지를 만들어주는게 아니었는데....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할텐데...'
정확히 한시진동안 그들은 술을마셨다. 하지만 영천에게 그 시간이 정말이지 일년처럼 느껴졌다. 술자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영천은 그 두형제와 헤어졌다. 만년설산에 있는 빙염파에 꼭 들러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들과 헤어진 영천은 어제 저녁 묵었던 객잔으로 향했다. 그리고 객잔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자기방으로 향했다.
방에 들어선 영천은 방 탁자에 얼굴을 파묻고 잠이든 고옥을 발견하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헌데 얼굴색깔이 이상해 보였기에 영천은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그러다가 깜짝놀라고 말았다.
"이런.. 독에 중독되었잖아. 방금 먹은것 같은데...."
고옥이 독에 중독되어 있다는 것을 안 영천은 얼른 고옥을 들어다가 침상에 눕히고는 옷을 벗겼다. 그리고 그녀의 기해혈에 침을 놓고 자신의 내력을 이용해 독기운을 몰아내주었다.
독기운은 실로강했다. 하지만 중독된지 얼마되지 않았고 거기에다가 영천의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고옥은 목숨을 건질수 있었다.
고옥의 치료를 끝낸 영천은 점소이를 시켜 다시 홍의경장 한벌을 사오도록 한뒤 입혀주었다. 아름다운 고옥의 얼굴이 영천의 눈에 들어왔다. 그런 아름다운 여인이 자기때문에 자결하려 했다는대에 영천은 가슴이 미어질듯 아파왔다.
그렇게 밤새도록 가슴앓이 하던 영천은 어제저녁처럼 고옥이 누워있는 침상에 머리를 파묻고 잠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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